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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로운사람들

연쇄살인마 유영철 체포한 김상중 형사

by 사건추적 2022. 3. 13.


2004년 7월14일 오후 9시쯤, 서울 강남의 한 전화방 업주는 평소 알고 지내던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현 광역수사대) 양필주 경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같은 남자에게 전화를 받고 나간 도우미들이 계속 사라진다”고 제보했다.

5시간 쯤 뒤인 15일 오전 2시30분쯤, 전화방 업주는 양 경장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그 남자가 또 여자를 불렀다”고 알려줬다. 양 경장은 근처의 서강지구대에 신고했다.

업주들은 경찰이 도착하기 전 유영철과 격투 끝에 그를 제압했다. 그리고 얼마 후 서강지구대 김기주 경장이 나타나 수갑을 채웠다.

 

김상중 형사가 유영철이 마사지 여성들을 살해한 후 암매장한 장소를 가리키고 있다.

기동수사대로 끌려온 유영철은 간질병에 걸린 것처럼 연극했다.

 

경찰의 시선을 혼란스럽게 하기 위한 치밀한 계획이었다. 그리고 15일 밤 12시쯤 형사들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기수대에서 탈출하는데 성공한다. 경찰은 비상을 내리고 기수대 형사들을 총동원해 유영철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당시 기수대 3계 소속이던 김상중 형사은 동료들과 함께 유영철의 동선을 파악한 후 해당 지역을 샅샅이 뒤졌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의도에서 영등포역 사이 영등포 로터리 부근에서 그를 체포할 수 있었다. 도주한 지 11시간 만이다. 자칫 장기사건이나 2차 범행으로 연결될 수 있었으니 생각하면 끔찍하다.

유영철은 경찰의 포위망을 뚫지 못했다. 김 형사는 “유영철은 체포 직후 극도의 불안감을 보이며 자해를 시도했다. 우리가 체포했을 당시 수면제 30알을 먹은 패닉상태였다. 나는 유영철을 내 승용차에 태운 후 기수대로 향했다”고 회고한다. 

 

유영철 사건 현장을 함께 다녀온 후 김상중 형사와 필자

유영철은 김상중 형사의 승용차 안에서 점차 안정을 되찾았고 이내 자포자기했다.

 

그리고 자신의 범행을 자백하기 시작했다. 김 형사는 자신이 소지하고 있던 소형 녹음기를 몰래 꺼내 유영철의 말을 전부 녹음했다. 나중에 진술을 반복하면 증거로 삼을 계획이었다. 

 

유영철이 경찰관들에게 “너희들은 내일 아침에 영웅이 된다. 내일 모두 특진시켜 주겠다”라고 한 말도 이때 처음 나왔다. 유영철을 심문해 범행을 자백하게 한 것도 김 형사다. 그는 유영철에게 새 사람이 되라며 ‘염주’를 선물하기도 했다.

 

김 형사는 경찰 생활 대부분을 강력반에서 일했다. 기동수사대에서만 7년 동안 강력수사를 전담한 베테랑 형사이다. 기동수사대가 광역수사대로 개칭한 후에는 ‘조폭 팀장’을 맡기도 했다.



그동안 유영철 사건을 비롯해 유인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사칭 사건, 차량연쇄절도사건, 국보급 도자기 해외 밀반출 사건 등 굵직굵직한 사건을 해결했다.

김 형사는 2022년 3월, 30년 넘는 형사생활을 마감하고 야인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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