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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령공포

하룻밤에 1700명 살해, 죽음의 호수 ‘카메룬 니오스 호’

by 사건추적 2021. 10. 5.


중앙 아프리카에 위치한 카메룬 서북부에는 화산의 분화구에 물이 고여 산 정상에 형성된 ‘니오스(Nyos)호’가 있다. 호수 너비는 1.6km, 깊이 183m에 달한다.

 

1986년 8월21일 밤 9시쯤, 니오스 호에서 폭발이 일어나 100m 높이의 거대한 물기둥이 치솟았다. 이어 어마어마한 규모의 이산화탄소가 분출되기 시작했다.

 

공기보다 1.5배 무거운 이산화탄소는 산자락을 타고 아래로 흘러 반경 25km 이내 마을을 순식간에 덮쳤다. 전기가 없는 이 지역의 주민들은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이산화탄소 가스는 주변 공기를 차지하고 사람들로부터 산소를 앗아갔다. 주민들은 호흡곤란과 마비 증세로 쓰러졌고, 무려 1천746명이 목숨을 잃었다. 한 밤중에 일어난 대 참극이었다.

 

동물도 예외는 아니었다. 가축과 야생동물 등 3천500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평화롭던 마을은 순식간에 폐허로 변해 유령마을이 되고 말았다.

 

한 생존자는 "잠자고 있는데 옆에 있던 아내가 갑자기 피를 토하며 죽었다. 나는 화상을 입어 울고 있는 아이들을 안고 도망쳤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질식으로 인해 한동안 정신을 잃었던 한 주민은 "너무 이상한 냄새가 나서 입을 열 수도 없었다. 딸이 이상한 소리로 코를 골기에 딸아이 방에 들어간 순간 혼절했다. 딸은 이미 죽어 있었다"며 오열했다.

 



사고 이틀 후 마을에 들어간 네델란드 신부는 “일부 사람들은 집 안에서 죽어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집 밖이나 도로에 쓰러져 죽어 있었다. 마치 생명체만 죽이는 중성자 폭탄이 떨어진 것 같은 광경이었다”며 당시의 처참한 참상을 전했다.

 

현지에 들어간 의사들은 생존한 환자들의 상태를 보고 대개 폐수종인 것으로 진단했다. 유독가스가 폐에 들어가 세포를 파괴하면 폐에 물이 들어가 호흡곤란을 일으키는데, 이것이 폐수종이다.

 

또한 화상을 입은 환자도 많았는데 특히 목덜미나 겨드랑이 등 땀이 많은 곳에 화상을 입었다. 마을을 덮친 가스에는 이산화탄소 뿐 아니라 아황산가스 등 산성 가스가 다량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것이 인체의 수분과 접촉하면서 화상이나 폐수종을 일으킨 것이다.

 

미시간대 생태학 교수 조지 클링은 "호수가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수천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사"라고 말했다.

 

카메룬 정부와 과학자들은 합동조사단을 꾸려 역학조사를 통해 원인 규명에 나섰다. 우선 2년 전인 1984년 산악지대에 위치한 ‘모나운 호’에 주목했다. 당시 이곳에서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 37명이 사망했는데 2년 만에 더 큰 재앙으로 재현된 것이다.

 

두 호수의 공통점은 모두 화산 분화구로 생성된 호수였다는 점, 이산화탄소 분출이 우기에 일어난 점, 여기에 한 밤중에 이런 현상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주민들과 동물의 사망원인은 모두 ‘이산화탄소에 의한 질식사’였다.

 

얼마 후 조사단은 호수 밑의 마그마에서 생성된 이산화탄소가 호수 밖으로 뿜어져 나온 것이 재앙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과학자들은 니오스 호 폭발 당시 최대 1천600t에 달하는 이산화탄소 가스가 마을을 덮친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이산화탄소가 분출된 직접적인 원인은 밝혀내지 못했다.

 

이산화탄소는 평상시 대기 중의 농도로는 인체에 무해하지만 밀도가 매우 짙어지면 치명적일 수 있다. 호수에 유입된 이산화탄소는 차가운 물에 용해돼 바닥에 쌓여있다가 점차 밀도가 높아지면서 압력이 높아지는데 호수 바닥의 압력은 샴페인 병마개를 밀어내는 압력의 세배에 달한다.

 

이에 따라 카메룬 정부와 국제 화산지질학계는 재발 방지를 위해 호수 바닥에 관을 박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장비를 가동했다. 이산화탄소가 니오스 호 밖으로 나갈 우려를 막기 위해 댐을 설치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폭발 위험성이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호수 수면 아래에 대규모 이산화탄소 저장소가 있기 때문에 언제 다시 폭발할지 모른다는 잠재적 위험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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