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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령공포

학도병 귀신 나온다는 '영덕 흉가'의 실체

by 사건추적 2022. 7. 4.


경북 영덕군 남정면 장사해수욕장 인근 언덕에 있는 지하 1층 지상 2층의 슬라브 지붕 건물이다.

 

온갖 흉흉한 루머가 확대 재생산 되면서 ‘귀신의 집’으로 소문났다. 곤지암 정신병원, 늘봄 갈비와 함께 ‘한국의 3대 흉가’로 알려져 유명세를 탔다.

 

이곳에는 정말 귀신이 사는 걸까. 원래는 바닷가에 있는 평범한 횟집이었다.

 

1980년대 중반 주인 함아무개씨(71‧미국거주)가 사정이 있어 횟집을 그만두고 미국으로 이민가면서 흉가처럼 방치되기 시작했다. 관리인도 두지 않았다.

 

가장 먼저 고물상에서 창틀이나 문짝 등 돈이 될 만한 것들을 떼어갔다. 관리를 하지 않고 방치되다보니 집 안에는 풀이 무성하고, 건물 페인트 도색이 벗겨지는 등 흉물처럼 변해갔다.

 


 

멀리서 보면 정말 귀신이 살 것 같은, 귀신이 나올 것 같은 모습이 된 것이다. 큰 도로가에 있어 사람 눈에도 잘 띄었다.

 

이때부터 각종 루머가 나돌기 시작한다.

 

여기에는 실제 있었던 사건을 그럴 듯하게 각색하거나 상상력이 동원됐다. 먼저 학도병들의 시신을 묻은 곳이라는 설이 있다. 원한 때문에 저승으로 가지 못한 학도병들의 원혼들이 이승에 남아 귀신으로 출현한다는 것이다.

 

제 1950년 9월14~15일 이곳에서는 ‘작전명 174고지’라고 명명된 ‘장사상륙작전’이 벌어졌다. 대규모 인천상륙작전을 앞두고 북한군을 혼란에 빠트리기 위한 후방 교란작전이다. 여기에는 학도병으로 구성된 772명이 참가했다.

 

이중 139명이 전사하고 92명이 부상을 입고 나머지는 행방불명됐다. 한국전쟁 때 군번도 없는 학도병들이 참여해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것은 맞다. 그런데 이때 전사한 학도병들을 묻은 곳이 바로 영덕 횟집 자리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지역 주민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한국전쟁 때 지하실에 사람들이 숨었다가 폭격으로 몰살당해 원귀가 되었다는 설이다. 이것 또한 앞의 것과 비교하면 모순이다. 학도병들을 묻었다는 것은 당시에 건물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지하실에 사람들이 숨었다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주민들도 이런 것을 부정하고 있다.

 

또 다른 루머로는 이곳에 왔다가 환각 및 환청을 겪는 사람도 많고 기계가 망가지는 현상을 겪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이런 현상이 실제로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취재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방송에서는 집 뒤쪽 산에 큰 레이더 기지가 있어서 강렬한 전자파와 자기장이 나오기 때문에 환각을 보거나 전자기계가 망가지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레이더기지의 영향이라면 다른 집도 같이 영향을 받아야 하는데 이 집만 영향이 있다는 반론도 있다. 정확히 사실이 확인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런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이 블로그와 유튜브에서 확대 재생산되면서 영덕횟집은 ‘귀신이 나오는 집’으로 세간의 화제가 됐다.

 

이 집에서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전국 흉가체험 동호인들의 단골 답사코스로 부상했다. 무속인들도 찾기 시작했다. “영덕 흉가에서 귀신이 나온 장면이 디카에 찍혔다”는 소문도 퍼졌다.

 

일부 방송매체도 한 몫했다.

 

‘퇴마사’와 무속인까지 동원해 이 집을 소개하다 보니 ‘떠도는 소문’이 마치 ‘진실’처럼 알려지게 된 것이다. 인터넷에서 ‘영덕 흉가’로 검색하면 많은 사람들이 ‘흉가 인증샷’을 찍어 올린 것을 볼 수 있다. 방치된 횟집이 어느새 귀신의 집이 되어 버린 것이다.

 

여러 곳에서 ‘흉가’를 지역의 관광 상품으로 개발하기도 한다.

 

하지만 영덕군의 생각은 달랐던 것 같다. 이 일대에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공원을 조성하는데 ‘흉가 소문’은 달갑지 않은 것이다. 역 주민들도 여러모로 불편을 겪었다고 한다. 이런 얘기가 미국에 있는 집 주인에게까지 들어갔다.

 

2015년 8월 일부 언론에서는 소유주가 “괜히 내 집 때문에 지역 주민들이 피해를 입는 것 같다”며 철거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인터넷에 나와 있는 주소로 지도검색을 해보니 건물은 아직 그대로 있다. 숱한 루머를 낳았던 ‘영덕 흉가’는 이렇게 만들어졌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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