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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진실

출소 후 동료 조직원 누나와 결혼한 ‘서진룸살롱 살인사건’ 박영진

by 사건추적 2021. 11. 30.


1986년 8월14일 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서진회관 지하 룸살롱에서 조폭들의 혈투가 벌어졌다. 

무장한 서울 목포파가 비무장 상태인 맘보파 조직원들을 상대로 칼부림을 벌여 4명을 살해했다. 이중에는 당시 유도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인 박영진(27)이 있었다. 

그는 조직의 총무(살림살이)를 맡으며 핵심 역할을 했다. 사건 당시에도 주도적으로 범행에 나섰다. 

서울 목포파 조직원들은 살인‧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죄(범죄단체구성)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박영진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징역 20년으로 감형됐다. 

 

결혼식 사진=서울신문

박씨는 재판에서 울음을 터트리며 용서와 선처를 호소했다고 한다. 그는 수감생활 중 천주교에 귀의해 '요셉'이라는 세례명을 받았다. 

박씨는 2006년 47세의 나이에 만기 출소한다. 세상은 그에게 싸늘했지만 건설회사를 하는 선배의 도움으로 운전을 시작했다. 열심히 일해 서울 대치동에 작은 셋집도 마련하면서 성당 봉사활동에는 빠짐없이 참석했다. 

제조업체에 새 직장을 얻어 모범시민으로서 사회에 적응해 나갔다. 51세가 되던 2010년 11월10일에는 서울 흑석동 성당에서 늦깎이 결혼식을 올렸다. 수감 당시 교도소로 봉사활동을 다니며 교화에 도움을 줬던 사람이 다니는 곳이어서 결혼 장소로 선택했다고 알려졌다. 



신부는 동료 조직원의 누나인 두 살 연상의 장우순씨(53)였다. 조직원의 이름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당시 서울 목포파에 ‘장씨’ 성은 두목인 장진석이 유일하다. 즉 장우순씨는 장진석의 누나일 가능성이 높다. 박영진이 장진석의 매형이 되는 셈이다. 

장진석은 1‧2심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죽음의 문턱까지 갔으나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되면서 간신히 살아남았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장 피고인이 범죄단체의 수괴이기는 하나 이 사건의 경우 우발적 범행으로써 사전에 범행계획을 수립하고 지시한 계획적 범행과는 달라 수괴라는 이유만으로 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으로 판단되지 않는다"고 감형이유를 밝혔다.

 


 

박영진과 장우순씨의 인연도 사건이 매개가 됐다. 장씨가 동생의 옥바라지를 위해 교도소를 오가며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고 한다. 출소를 앞두고 박씨가 옥중 프러포즈를 했고 장씨가 받아주면서 사랑의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미혼모였던 장씨는 결혼 당시 20대 아들이 있었다고 한다. 그가 어머니와 새 아버지의 가교역할을 하면서 결혼식까지 무난히 치를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날 결혼식에는 수백 명에 달하는 검은 양복에 떡대 좋은 ‘왕년의 어깨’들이 하객으로 참석했으나 소란은 없었다. 아무쪼록 박영진씨가 어둠의 세계와 완전 결별하고 진짜 모범시민으로 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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