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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로운사람들13

실종자 600명 찾은 '왕초 각설이' 나주봉 회장 지난 1991년 6월 인천 월미도. “얼씨구씨구 들어간다. 절씨구씨구 들어간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왔네” 월미도에 마련된 무대 위에서 거지 분장을 한 세 명의 각설이패가 한창 공연을 하고 있었다. 각설이의 왕초는 나주봉씨였다. 그날 각설이 공연을 보기 위해 약 200여명의 관객들이 모여 있었다. 한바탕 신나게 놀던 각설이들이 잠시 쉬고 있을 때 무대 한쪽에서 전단지를 배포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개구리 소년들의 아버지였다. 슬픈 표정의 아버지들은 “우리 아들을 꼭 찾게 해달라”며 간곡히 호소했다. 나씨는 개구리 소년 가족들에게 다가가 “도와드릴테니 전단지를 달라”고 해서 500장을 얻어 배포했다. 이것이 그의 운명을 뒤바꾼 계기가 됐다. 나씨는 자신의 사비를 들여 전단지 2만장을 추가로 .. 2022. 7. 4.
호수에 빠진 동생 구하려 자신을 희생한 13세 소녀 영국 옥스퍼드셔 위트니에는 더클린턴 호수가 있다. 원래는 1980년대 중반 도로를 만들기 위해 자갈이나 돌을 채취하던 채석장이었다. 이후 물이 차면서 인공호수가 됐다. 2021년 9월 인근에 사는 아이들 세 명이 이곳에 놀러갔다. 니콜 샌더슨(13)은 여동생 티건(10)과 그의 친구를 데리고 호수 한쪽 얕은 물가에서 물장구 치며 놀고 있었다. 바로 그때 바닥이 무너지더니 아이들이 물속에 가라앉고 말았다. 니콜은 동생 티건을 살리기에 안간힘을 썼다. 자신의 작은 몸을 이용해 티건의 머리가 물 위로 뜨게 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이 모습을 강둑에 있던 어른들이 발견하고 현장으로 달려왔다. 이들이 티건과 친구를 구하는 동안 안타깝게도 니콜은 물 아래로 미끄러지고 말았다. 신고를 받고 구조대가 출동해 수.. 2022. 7. 2.
한국전쟁의 ‘숨은 영웅’ 홍윤희 선생 홍윤희씨는 한국전쟁의 영웅이다. 그는 낙동강 전투 때 인민군 총공격설을 제보해서 전쟁의 승패를 갈랐다. 하지만 그는 간첩으로 몰려 사형까지 받았고,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그의 인생은 파란만장하다. 1950년 6월25일 한국전쟁이 터졌을 때 홍윤희씨는 서울에 있었다. 그는 육군사관학교 입학시험에 합격한 후 보병학교 간부 후보생으로 입교하기 위해 잠시 육군본부 감찰실에서 대기 중이었다. 당시 그의 나이 스무 살이었다. 일요일 새벽에 남침을 감행한 북한군은 3일 만에 서울을 점령했다. 홍씨는 미처 서울을 빠져나가지 못했고, 한강철교가 폭파되자 고립 상태에 놓였다. 살길을 모색하다 가까스로 신당동에 있는 고향 친구 집에 숨어들었다. 그의 친구는 공산당원이었다. 하루하루 죽음의 공포에 떨면서 다락방에 숨어 지.. 2022. 6. 27.
연쇄살인마 유영철 체포한 김상중 형사 2004년 7월14일 오후 9시쯤, 서울 강남의 한 전화방 업주는 평소 알고 지내던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현 광역수사대) 양필주 경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같은 남자에게 전화를 받고 나간 도우미들이 계속 사라진다”고 제보했다. 5시간 쯤 뒤인 15일 오전 2시30분쯤, 전화방 업주는 양 경장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그 남자가 또 여자를 불렀다”고 알려줬다. 양 경장은 근처의 서강지구대에 신고했다. 업주들은 경찰이 도착하기 전 유영철과 격투 끝에 그를 제압했다. 그리고 얼마 후 서강지구대 김기주 경장이 나타나 수갑을 채웠다. 기동수사대로 끌려온 유영철은 간질병에 걸린 것처럼 연극했다. 경찰의 시선을 혼란스럽게 하기 위한 치밀한 계획이었다. 그리고 15일 밤 12시쯤 형사들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기.. 2022. 3. 13.
'기생 명월이'와 '백백교 교주'의 상주가 된 사연 2010년은 우리나라 역사상 뜻 깊은 한 해다. 경술국치 100년이 되는 해이면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가 순국한 지 100년이 되는 해였다. 그해 1월, 필자는 서울 종로에서 혜문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와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는 내게 기생 명월이의 생식기와 백백교 교주의 머리 이야기를 꺼냈다. 우리는 흥미로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어처구니없는 그 이야기로 한참동안 대화를 이어갔다. 다음날 나는 곧바로 확인 취재에 들어갔고, 얼마 후 에 '국과수에 웬 70년 전 죄인의 머리가...'라는 단독기사를 내보냈다. 일제 강점기 때 사이비종교 단체인 백백교 교주의 잘린 머리와 명월관 기생의 생식기가 포르말린 용액에 담긴 채 수십 년 동안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지하 부검실에 보관되어 있다는 내용이.. 2021. 11. 10.
불길 속 이웃 구하고 숨진 '초인종 의인 안치범씨' 2016년 9월9일 새벽 4시쯤,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5층 원룸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김아무개씨(26)가 헤어진 여자친구가 거주하던 건물에 불을 지른 것이다. 불길은 점점 건물 전체로 번져가고 있었다. 바로 그때 같은 원룸에 사는 한 청년이 밖으로 대피했다가 119에 신고했다. 그런데 그는 다시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 갔다. 건물 계단을 연신 오르내리며 집집마다 초인종을 누르고 현관문을 두드렸다. “불이 났어요, 빨리 나오세요” “빨리 피하세요”라고 외쳤다. 새벽이라 한창 곤한 잠에 빠져 있던 주민들은 그 소리에 깨서 밖으로 대피했다. 이 청년은 건물 밖으로 나와 몇 명이 나왔는지 확인하고는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사이 불길은 더욱 거세져 있었다. 목이 따갑고 숨이 막혔지만 청년은 아랑곳하지 .. 2021. 10. 18.
세 번이나 위기의 생명 구한 '김현필 경위' 포항남부경찰서 소속 김현필 경위(56)는 1990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했다. 2017년 10월, 김 경위는 강원도 영월에서 부사관으로 근무하는 아들을 면회 갔다. 이때 아들이 소속된 조기축구 회원들과 축구경기를 하던 중 한 사람이 심정지로 쓰러진다. 김 경위는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다행히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김 경위에게 ‘하트세이커’(Heart Saver) 인증서를 줬다. ‘생명을 구한 사람’이란 뜻으로, 심폐소생술(CPR)과 심장충격기 사용 등 응급처치를 통해 심정지 환자를 소생시킨 사람에게 인증서 및 하트세이버 배지를 수여하는 제도다. 2008년부터 시행됐다. 2020년 2월에는 포항 남구 오천읍민운동장에서 혀가 말려들어 호흡을 못하는 40대 남성을 발견하고 심폐소.. 2021. 9. 18.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기자실 똥물 투척사건 2008년 3월17일 경기도 부천시청 3층 기자실에서는 일대 사건이 벌어진다. 기자들끼리 난투극을 벌이고 한 기자가 다른 기자들을 향해 똥물을 투척했다. 당시 인분을 투척한 사람은 부천지역 인터넷 매체인 양주승 기자(당시 57세). 그는 “관과 유착해서 각종 이권에 개입하는 등 불법을 일삼는 부천시 출입 기자단 행태를 응징한다”며 기자들에게 똥물 세례를 퍼부었다. 양 기자에 따르면 부천시청 기자들은 출입기자단이라는 사조직을 만들어 관과 유착, 각종 이권에 개입했다. 또, 공보실에 압력을 넣어 그들에게 동조하지 않는 기자들에게 보도자료 배포 금지 및 행정 광고 집행금지 등을 요청하기도 했다. 시청 공보실은 이들 눈치 보기에 급급했다고 한다. 양 기자는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수차례 기사를 통해 비판하고 .. 2021. 9. 3.
자전거 타다 물에 빠진 ‘초등생 3명’ 구한 이동근씨 경남 함안에 살고 있는 이동근씨(46). 이씨는 지난 7월12일 오후 함안군 칠원읍 광려천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그러던 오후 6시19분쯤, 하천 내담교 보 하류에서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초등학생 3명을 목격한다. 처음에는 애들이 자맥질하며 장난치는 줄 알았는데 누군가 “살려달라”는 소리에 위험한 상황을 직감했다. 이씨는 자전거를 내팽개치고 물속으로 뛰어들어 아이들 구조에 나섰다. 당시 광려천은 장마 등으로 수위가 2m에 달했다. 아이들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수영하다가 물에 빠진 것이었다. 이씨가 아이들을 발견했을 때는 그만큼 위급한 상황이었다. 다른 아이들은 주변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이씨는 셋을 한꺼번에 구조하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한 명씩 빠르게 구조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우선 A군(8.. 2021. 9. 2.
도살장 유기견 살리려고 전 재산 날린 백만장자 중국 길림성 롱롱 마을 청년인 왕얀(32)은 2000대 초 중국 철강 산업에 진출했다. 당시 중국 경제는 호황을 누렸고, 왕얀은 엄청난 돈을 벌었다. 젊은 나이에 백만장자가 된 왕얀. 그는 2012년 자신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는 일이 생겼다. 왕얀의 반려견이 어느 날 실종됐다. 그는 사랑하는 개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헛수고였다. “혹시 내 개가 도살장에 끌려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한 왕얀은 중국의 악명 높은 개 도살장들을 찾아다녔다. 그는 그곳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다. 왕얀이 본 도살장은 개들의 생지옥이었다. 핏빛으로 가득한 도살장, 끌려가는 유기견들, 무참히 도살되는 잔혹한 풍경, 죽음을 앞둔 유기견들의 슬픈 눈빛. 왕얀은 유기견들을 그대로 둘 수 없었다. 그래서 죽음을 앞둔 유기.. 2020. 12. 28.
의로운 법조인 ‘고 한기택 판사’ 이야기 사법부가 국민 불신을 받고 있는 이 시대에 ‘고 한기택 판사’를 떠올리면서 희망을 갖는다. 그는 ‘가장 판사다운 판사’ ‘목숨 걸고 재판하는 판사’로 불렸던 법조인이었다. 그러나 대전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재직했던 지난 2005년 7월 해외 가족여행 중 말레이시아 코나키나발루에서 심장마비로 숨졌다. 당시 그의 나이 46세. 고 한기택 판사는 비록 짧은 생을 살다갔지만 그가 남긴 발자취는 누구보다도 울림이 컸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그는 1981년 사법시험(23회)에 합격한 후 군 법무관을 거쳤다. 그 후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원, 수원지법 부장판사,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 등을 역임했다. 법관 생활 19년 동안 행동하는 양심이었다. 세상을 바꾸는 개혁에는 언제나 앞장섰다. 1988년 ‘2차 사법파동.. 2020. 12. 28.
베트남전 참상 알린 ‘네이팜탄 소녀'의 숨은 사연 베트남은 통일 과정에서 미국과 전쟁(1960~1975)을 벌였다. 미군은 북베트남의 도시와 농촌을 무자비하게 공격했다. 3천도의 고열을 내뿜으며 30미터 이내를 불바다로 만드는 네이팜탄을 쏟아 부었다. 네이팜탄을 가득 실은 미국의 B-29 폭격기들은 다낭과 같은 베트남 중부의 도시들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화엄에 휩싸인 도시에서 올라온 살을 타는 냄새가 폐부를 찔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네이팜탄이 사람에 노출되면 타죽거나 질식해서 숨지게 된다. 또 베트콩들이 숨을 곳을 없애고 식량 보급을 막기 위해서 고엽제(식물의 잎을 말려 죽이는 약품)를 무차별 살포했다. 당시 미국 AP통신 사진기자였던 닉 우트는 1972년 6월8일 사이공(현 호찌민) 서쪽 짬방 마을을 취재하다 네이팜탄 폭격의 참상을 목격하게 된다.. 2020. 12. 25.